아무것도 안 남기고 사라졌다.

 그 때 처럼.

어디선가

고양이 처럼이라도

살고 있었으면.

제가 콩나물 공장을 하니까  공장을 세워준 사람이 냇가를 만들어 주었어요. 냇가에 물이 흐르는데 우리 직원이 물고기를 사다 넣었죠.
근데 백로가 어떻게 알고 와요
처음에는 백로가 처음에는 한 마리가 오더니  ...그 다음에는 자기 친구를 데리고 오데요.
거참 묘하데..그런 걸 보면 더불어 사는 게 저런 게 아닌가… 지가 백로가 혼자 와서 다 먹고 가지 왜 친구를 데려 와서 같이 먹을까..그런게 마음을 우리 마음을 찔러 주는 건데..
특별히 우리 마을에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보면 우리는 결코 혼자 살면 기쁨이 없는 것 같아요.

   
손석희 시선 집중에 나온 성공회대 전 총장이신 김성수 주교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가 은퇴 후 장애인을 위한 마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콩나물 공장을 운영을 할 때의 일인데 저 이야기를 듣다가 마음 한구석이 감동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꼈다.

자신이 만든냇가의 고기를 백로 떼가 와서 먹어 치웠다며 낭패를 당한 일을 말하나 보다 했는데..,그는 백로가 홀로 오지 않고 여럿이 와 함께 했다는 것에 머문다

깨달음은 또 다른 깨달음을 낳게 하고 그것들은 삶을 강처럼 흐르게 만든다..
첫 민방위 훈련을 다녀왔다.

회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늙수구레한 아저씨들 모습에 놀랐고, 게 중  나이로 치면 내 가 상위권에 있을 거란 사실에 민망했다.

'나는 저 들 눈에는 더 해 보이겠지..'

웅성 되는 가운데 탈북자 여성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혈기 넘치는 그녀의 목소리는 북에 대한 증오와 불안한 정서를 쏟아내는 락커의 샤우팅 이었고 흡사 반공 웅변 대회에 나온 초등학생 모습이었다.

힘들게 아이를 데리고 여러나라를 전전하며 겪은 고생에 측은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그러나 자부심에 가득찬 그녀의 반공, 반북의 서술은 당장이라도 우리에게 김정일을 뿔 달린 괴물로 그리라고 할 기세였다.

김대중정권 이 후, 안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6.2 지방 선거는 친북 세력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 등…
다소 수위를 넘는 발언을 하는 순간 부터 . 탈북 여성이 아닌 xx당 당원의 선거유세로 들렸다.
무리수가 있는 대본이었다.

이어폰을 꼈다.
'북한의 주민들은 지도자 동지가 남한의 배를 가라 앉혔다고...'
회의실  음향시설이 제법 하는것 같다.  여전히  잘 들린다.
하루 100원 임대료 짜리 임대 휴대폰은 mp3가 없다.
정말 왠만해서 안누르는 유료 서비스버튼위에 검지 손가락이 울컥했다.

앞 뒤에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파묻혀 살던 세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휴대폰이 아닌 게임패드를 잡듯 양손으로 받쳐들고 어깨를 좁히고 앉는다.
- 부러운걸..
핸드폰을 끄고 연습장을 꺼내서 퍼즐 문제를 내가 내고 내가 풀었다.
- 나름 지적 자위.

두 문제 쯤 풀었을 때  LPG가스 안전교육이 이어졌다.
부루스타를 쓸 때는  넓은 판에 호일을 쓰지 말야 한다는 것,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기면 어째든 가스 기사를 불러 해결하라는 거.

마지막 시간은 응급 처치 교육 이었다.
교통사고는 직접 돕지말고 신고 부터 하라. 2차 사고 위험이 있다. 독박쓴다
응급처치도 당사자나 3자에게 의사를 밝히고 하라. 잘못하면 독박 쓴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하려 함부로 덤비지 말라.  독박쓴다.
역시 사고가 나면 119를 불러야  한다는거.

응급처치 교육인가 응급 회피 교육인가 ...


인공호흡 설명이 지루해지기 시작해지자 그는 마네킹을 꺼내서 나와서 실습 할 사람을 외쳤다..
좀 처럼 반응이 없자 , 그는 여유롭게 최종 병기를 꺼냈다 .

'이거 하는 사람은 집에 가도 좋습니다...'

순식간에 강연장은 논산 훈련소가  되었다.
사람들이 웅성 웅성 하기 시작했고.
한 두명이  시범 후,  참잘했어요 출석 도장을 찍고 가방을 챙기자 ,
여기 저기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요..! 저요! ..'  
손까지 든다.

'그래 실컷 하고 집에 일찍가라…까짓 15분..'
한 시간 남짓 남았지만 방송실 조교끼리  40분 일찍 끝낼 꺼라는 소리를 옅 들었었다.
어깨를 좁히고 연습장에 앞사람 뒤통수를 스케치 했다.

주차도장을 받고 홀가분하게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데 주차 아줌마가 잡는다.
'요금이 많이 나오셨는데요...'
'저 민방위 교육자 인데 ..주차도장도 받았는데요....'
'그거 한 시간만 빼주는 거에요..'
' 이런...썅.....' 
-물론 속으로...

일 해 주고 세경은 커녕 끼니 곡식 까지 내주는 노비가 따로 없다 했다.

큰 길서 라디오를 켜자  군면제 국무총리가 임명 되었다는 말, 외통부 장관의 군면제 인사 청문회 소식이 이어졌다.

옆 자리에 던져 놓은 민방위 출석증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블로그에 올린다면  노비인증 샷 정도겠지.

겹쳐있는 주차증을 보자 인공호흡 마네팅의 온화한 백제의 미소가 떠오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인공호흡 하고 일찍 나올 껄,..'

 

기아에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의 배는

 

가득차 있음이

가득 비어 있는

고통의 증세 .

 

꿈이 없는 자의 지식이란

도둑고양이의 만찬 처럼

고르고 나면 고깃점 몇개도 드문

그런..

쓰레기 봉투의 내용물.

 

신장이 부어 살이 올라 보이는 고양이

불안에 부어 독이 올라 보이는 ...

 

곳에 로드킬로 뒹그러진 그녀석을

덮고 있는 신문에는

구겨진 이름.

                          

차갑게 빛나는 금속 위에 걸쳐진 낙지발이 익어간다.

몸퉁이 썰어져 나가고 허옇게 익어 벌어 질때
수분이 마르지 않은 낙지발은 자유로왔던
바다속  유영을 기억한다.

먹물집이 터지자  몸통은
검은 리본이 되었다.

두세마디 남은 낙지발은  심해속 행복했던 촉각을
토해내며 차갑게 익는 마디에게 미소를 심는다.

무기력은 행복한 것이리라.

자를 수 있으면 자르고 자유로와 지렴.
몸통은 자신을 다 주었던 시간...
인연이 주었던 자취도 스스로 거둬간다.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을 때는
나는 그것에 대해알고있다.하지만 누군가로 부터
그것에대한 질문을 받고,그것에 대해 설명을 하려하면
나는 더 이상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나도 언젠가의 당신처럼.
인터넷은 바다의 생태계와 같다.
그들이 염분이 있는 물을 제공했다고 해서 그곳에 모여든 플랑크톤 부터 흰수염 고래의 소유권을 주장 할 수는 없다.
해류의 흐림이 끊긴 바다는 죽은 바다다.
너희는 그 위에 그저 유람선이나 띄워놓고 티켓값만 챙기면 되는 거지 생물마다 바코드를 찍어놓고 계산대 위를 통과하기를 기대해선 안된다.


난 데 없이 어지러운 책상이 꼴보기 싫어졌다.
사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는 헤드폰을 찾기 시작했다.

책 무더기 사이를 뒤지고 옷사이들 뒤지고. 책장 사이를 찾다가...
짐대 구석을 찾았기 시작했다.
침대 시트를 걷어냈고. 구들장 처럼 궅어 버린 전기장판을 걷어냈다.

침대 밑에 후레쉬를 들이댔다.
 만년 석회 동굴에 빛이 처음 닿는 카메라를 들이데는 설레임이 느껴졌다.
어디선가 두 눈을 번뜩이며 야생동물이 나올 듯한 두려움도 느껴졌다.
(사실 몇달전에 자고 있는데 난데 없이 침대 밑에서 도둑고양이 새끼가 나온 적도 있다.밤새 앨런 포 식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아끼던 볼펜이 일단 눈에 띄었다.
좀 더 안쪽으로 빛을 비추자 몇개의 사진 액자가 보였다. 군대 사진, 대학사진, 초딩때 사진..
시간의 퇴적층의 단면을 들어내듯 몇센티 간격으로 십년의 세월이 누적되어 있었다.

결국 매트를 들어내고 동굴의 천장을 걷어내자 은밀함이 사라진 태고적 동굴은 두 평 남짓의 쓰레기 더미에 불과했다.
오래된 이어폰, 볼펜 몇자루, 색연필, 사진, 랜카드, 메인보드,..전선, 케이블이 먼지를 털고 세상으로 나왔다.

물건을 찾기만 한것은 아니었다.

은밀하게 수집중이었던 몇가지 자료가 상자모양 그대로 의 먼지자욱으로 부재를 들어냈다.
어머니는 그걸 처음 찾았을 때 어떤 발굴의 희열을느끼셨을까...

결국 사태는 신경질적인 대청소로 이어졌다.
서랍장 옆 종이,노트,책 무더기에게 집단 숙청을 명하고 널부러진 책상은 구조개혁을 감행했다.
잔잔한 문구소품은 박스에담고 모니터, 스피커 사이에서 기하학적 조화를 위한 조합에 들어갔다.
이리 저리 각을 맞추며 자세를 보는 사이...
날카롭게 들리는 한 줄기 비명 소리..

기기기기긱...

아...30cm 짜리 철자가  나의 조심성 없는 손놀림에 모니터를 긁어버린 것이다.
왼쪽 구석에 5cm정도.
차라리 내 얼굴에 면도칼 자국으로 대체 할 수 있다면...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힌다.  뭘 하든 모니터만 보면 괜히 구석에 시선이 한 번더 가서 불안정한 상처의 자리매김을 비극으로 확인하려 한다.

이리저리 조사해 봐도 모니터 기스는 어쩔 수 없단다..젠장...
불완전으로 나의 조롱을 받느니 너는 장렬히 자결을 하거라..난 새 모니터를...아..안돼..지금 세계 경제는 심각한 유동성 불안의 ...

그러다 우연히 모니터 기스 수리 업체를 알게 되었다. 깔끔히 수리하는데 단돈 4만원.
오호..이제 나는 상황의 통제권을 쥐게 되었고 불안정 요소는 처리가능의 태그를 달고 창고 속으로 던져 둘 수 있게되었다.
그 뿐 만 아니라 이제 나는 앞으로의 어떤 기스에도 해독제를 제시할 수 있으며 모니터를 아껴야 한다는 룰에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의 불안이란  가벼운 타협의 실마리로 엉뚱한 곳에서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5공 정치야합에

그 목사는 이른 새벽부터 전파에 교세를 실어 온 나라에 날았다.

그 신부는 밤마다 처마밑 제비처럼 모여든 노동자,대학생에게 빵과 물을 날라주었다.


5공식 삽질에

그 목사는 강 길을 거슬러 따라 운하를 뚫자고 마이크를 들고 있고.

그 신부는 강 길을  따라 젖줄을 지키자며  순례를 한다.

 

5공 같은 탄압에

그 목사는 새벽부터 청와대에서 기름진 목으로 기생질이고

그 신부는 밤늦게 광장에서 시민과 나라를 위해 다윗의 기도를 한다.

 

   

학창시절 독일의 반인륜적인 나치 행위나 이탈리아의 파시즘, 개항기의 우리나라의 무기력함을 보며그 시대 이성과 지성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의구심이 든적이 있다
휩쓸려가는 물결에 익사한듯 가라앉아 있었던가 아니면 살아야 한다고 외치는 열린목구멍에 거친 물결이 빨려들고 있었던가.


광우병 걸리고 민간 의료 보험 델 돈없어서 죽으면 대운하 밑 바닥에 파 묻힌다..는 지금의 시대에  예전의 의구심은 현실의 무기력감이 되었다.
인터넷 시대의 여론은 시민권력의 강력한 무기인양 했지만 결국 권력과 언론에게는 입맛데로 잘라내기,붙여넣기  편한 텍스트 쪼가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2mb에게 뭔가 있음을 기대한다.
설마 대통령이 이런 몰상식과 무식한짓을 암 생각없이 했겠냐는 것이다.
"우리..나랏님이 뭔가 다 뜻이 있어서 그러신거겠지.."

사이비교주,사기꾼은 얼핏 확실한 결과를 보장해준다.
허무맹랑하지만 그럴싸한 사탕발림. 당하고 나면 그는 결코 그런 약속을 한적이 없다.
대부분 그렇게 생각이 들만 상황과 정황만 만들어 놓고 우리가 섣부른 결과를 스스로 택하게 할 뿐이지. 그래서 사이비교주,도박꾼은 끝이없다.

사단장을 뽑아놨더니 행보관처럼  행동하는 그를 보면...그 계급의 차이를 메꾸기란 결국 거짓말 밖에 없는 것도 무리는 아닐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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