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점


밤늦게 배가고파 허기를 메꾸는 냄새를 찾아  분식점에 들렀다.

벽면 가득히 총총히 박힌 타일같은 글씨는

모두가 음식이름.


가득한 이름만 보아도 이미 포만감이 든다.


무얼 먹을지 한 줄씩 글씨를 따라간다.

온통 표백된 중국산 쌀을 김으로 위장한 여러종류의 김밥 변종을 지나고

화학 조미료 가득한 화공약품 찌게류를 건너뛰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뼈조각과 쇠죽같은 시래기가 어울져 있는

해장국 씨리즈를 만난다.


다른사람들은 뭘 먹을까.. 다들 어른 스런 입맛인지

추운날씨를  해장국기운으로 불어내고 있다.

'아저씨...그래도 몸에 안좋은 건 드시면 안될텐데..


바깥의 쌀쌀한 날씨와 주머니속을 생각하니 다른 식당을

나갈 기분도 아니고 어쩔까싶다가

집에서 먹던 라면과 물만두 한접시를 주문했다.


주문을하고 나니 그제서야 한참을 떠들고 있었던듯한 tv가 배경에서 깨어난다.

홍조가 된 그녀는 총총히 박힌 타일을 찍어내듯 

새 대통령에 대한 멘트를  쏟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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