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시집을 받았을때 '어렵다' 했다.

하지만 이해 하게 되면 더 나은 사람이되겠지 했다.

세상을 한참 등지고 혼자서 모퉁이 보고 서있을때면 어디선가 심장을 쥐어잡고

머리채를 뒤로 잡아채는 글을 마주 할 때가 있다.


누구의 글일까..

또 그 사람의 글이다.

한 번도 끝까지 읽어본적 없는 그의 시는 모두 다 알것 같다..

책상의 한 귀퉁이에서 , 여행 가방 쪽주머니에서 , 자동차 다찌방에서 . 어둡고 구석진 곳에서 항상 날 주시하는 그 책은  날 방관하지않는다


어제도 마주친 글귀하나.... 아직도 숨이 차다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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