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티비를 보고 있었다.
토크쇼의 주제는 악플러 였다.
정우성씨가 나와 자신의 경험을 얘기 하고 있었는데, 그 내용이 무척 낮설지가 않았다.
그의 사연이 재현되고 화면에 자료화면이 보여지는 순간 나는 경악을 했다.
커다란 화면 가득히 내 이름과 내 아이디가 가득찼다.
사실 난 그 리플을 달게한 영화를 본적이 없다. 단지 그 영화의 티저만 보고서 다소 짜증나는 투의 글을 썼을 뿐이었다.
그는 너무 상처를 받아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도 하면서 그 글 내용이 막상 틀린 내용은 아니기에 더 답답해 했다고 했다.
미안했다.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의 죄책감은 "막상 틀린 내용은 아니었다" 라는 말로 덮혀갔다.

'그래 난 틀린말 쓴게 아니지....사실에 대한 뒷처리 몫은 본인만이 할 뿐.
어쩔수 없잖아.'

 2.개천가이다.
물살이 매우 사나왔다. 상류로 갈 수록 더욱 사나왔는데 나는 상류를 거슬어가고 있었다.
물살이 교미중인 두마리의 뱀처럼 휘몰아칠 수록 나는 물에 가까이 걸어갔다.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등학교 친구 정태였다.
난 그와 친하지 않았지만 어째든 반가왔다.
그에게 가까이 갔지만 그는 나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는 나를 통과해 버렸고 나도 공기 처럼 그를 통과했다.
나는 죽었었다.
하지만 난 내가 죽은 존재라는 생각 보다 그냥 변했다는 느낌일 뿐 죽음에 따른 일련의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그가 1미터 남짓의 물을 훌쩍 뛰어넘자 나는 그곳을  유유히 걸어 지나쳤다, 물위를 총총히 걸어서.
그는 더 이상 내가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물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넓은 배수관 안쪽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곳은 물길이 좁아져 유속이 무척 빨랐고 위험해 보였다. 그는 그 속에 머리를 넣어 내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대답이 없자.
이 내 그의 몸을 그속으로 던졌다.
배수관을 통과한 그는 대포알 처럼 떠내려갔다.


3.들판이다.
캠프의 마지막 밤이었는데 두 그릅의 사람들이 모닥불 두개를 피워놓고 얘기 중이었다.
탁재훈과 신정환이 각각 두개의 모닥불에 나눠 앉아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커다른 누룽지 덩어리를 불에 익혀 먹겠노라며 누룽지 덩어리를 모닥불위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누룽지는 금방 시커멓게 타버렸다. 그러자 탁재훈이 다른 편의 누룽지를 몰래 가져와 다시 불에 얹어 놓았다. 둘은 그렇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으며 그러다 불 붙은 누룽지 덩어리가 공중으로 날아올라 풀섶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우리가 있던 초원은 불바다가 되었다.
모두들 당황했고 필사적으로 불을끄려고 노력했다.
사실 우리가있는 초원이 문제가 아니라 초원과 연결되어 있는 평야가 문제였다.
마른 갈대와 잔디로 가득찬 그곳에 불이 붙으면 정말 큰 불이 될것이다.
불은 생각보다 빨랐다
 그런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불은 평야에 한 발을 내딛었다.
불은 마루위에 뿌려 놓은 휘발유를 먹어치우듯 평야 위를 내달려 번졌다.
사람들이평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곳은 사실 늪이었다.
여기저기서 허우적 되었고 나는 들어가지 않았다.
어린 애들이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다록 막아섰다.
몇몇 아이들은 왜 막냐며 반항했지만 나는 완강히 그들의 두셋의 목덜미를 한손으로 잡아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4.군대다.
야전텐트안에 장비를 갖추고 모여 있었다.
다들 오랜 전투에 찌든 모습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바깥공기가 노랗게 되더니 매퀘한 냄새가 났다.
화생방공격 이었다.
모두들 화생방 장비를  챙겨 입느라 급해졌다.
더운 날씨에 두꺼운 보호복이 잘 입어지지 않았다. 나도 장비를 챙기는데 보호화를 찾을 수가 없었다.
사실 보호화는 그리 중요하지않다는 생각에 입지 않기로 했다.
바깥은 안개라도 낀 듯 독가스로 가득했다. 우리는 막사안에서 경계를 하면서 대기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바람의 방향이 보통 때와 틀리다는 생각에 놀랐다.
화생방공격은 후퇴 할 때 적의 추격을 지연시키기 위해 쓰는 것이었는데 바람의 방향이 우리쪽이었다. 그럼 이것은공격을 하기위한...
우리는 적의 큰 공격이 있을거란 생각에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얼마가 지난 후 공기가 차츰 맑아져 앞이 좀 보이게 되자 시커멓게 몰려오는 적의 전차 부대가 먹구름 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전차 사이로 적군이 진군해오고 있었고, 나는 남은 탄약을 세어가며 아지랭이처럼 피어나는 적군을 조준 사격 했다.

전치가 가까이 내 옆을 지날 정도가 되자 전차가버스로 바뀌었다.
버스 안에는 북한 여군이 타고 있었는데, 분위가 좋았다.
그들은 화장기없는 촌스런 얼굴이었는데 나름 순수미가 있었다.
버스의 의자는 남녀들이 서로 마주 보게 앉을 수 있도록 배치가 되었다.
난 내 앞에 앉은 여군이 마음에 들었다.

5. 은행의 새 금융상품이 나왔다는문자 메세지 소리에 잠이 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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